전지희 詩畵集 85

<아름다운 쉼표 守靜不衰>

오랜만에 작업을 한다... 붓글씨 쓴 종이들을 물에 불리고 글자가 잔뜩 든 뭉쳐진 돌이 된 나의 머리다. 위에 꽃을 피웠다... 무궁한. 컴작업을 하고, 글을 쓰고... 삶은 날이 갈수록 단순해져... 말줄임표로 눈이 푸르러진다. 하느님과 숨 쉰다. 내게 숨결을 꽃잎으로 피우시는... 나의 삶은 아름답다. 나는 지루하지 않다, 지치지 않는다. 아직 모르는 것은 하늘 땅 동 · 서 · 남 · 북 휘파람 부는 門 空虛... 비운다... 道程 守靜不衰 .

전지희 詩畵集 2020.11.17

<아름다운 쉼표... 늦가을, 초겨울 안부>

가로수 잎들이 가을물 드는 길... 잎들이 이쁜 색으로 파아란 가을 하늘을 빨간 노란잎 햇살 잎파랑치는 길... 늦가을 비 내린 하룻새...잎은 거리에서 바람에 날리는... 길... 길 위에서 마음을 피운 단어들... 사랑, 삶, 아낌 . . . 춥다... 커다란 스웨타를 걸치고 선물로 받은 단감이 홍씨로 익어가는 영하 1도로 내려간 실외 기온이 흐르는 베란다, 대기의 숨결은 차거워지는데... 꽃나무들은 꽃을 피우고 있다. 피우다, 사랑을 삶을 아낌을 피우다... 나를 피우고 그대를 피우고 우주의 靈肉을 피우고 길 위에서 만난 단어들 사랑 삶 아낌... ‘포근’한 겨울... 그대의 가슴에 겹겹으로 누적된 삶의 궤적 포근한 투명한 내 마음의 이불로 덮어 안고 있어요...그대 그대로 있어도 충분히 나는 따뜻..

전지희 詩畵集 2020.11.05

<아름다운 쉼표, 기형도>

하늘만 기대고 사는 것이 어디 마음대로... 때로는 야물게도 침묵하는 하늘님 사랑, 더 살아, 열망할 건 기막히게 없어 밤도 안개도 촛불도 종이도 눈물도 알 만큼은 다 알아 가끔은 잘 있거라. 아직은 고개 숙여 들어야 할 고운 가락 튕기는 노래줄 가진 이들 있어 어둠 차츰 길어지는 가을 깊어지는 들판 휘어지게 부는 긴 파람 거기, 잘 있어... 보아라. 拙詩: 수정, 20201020. . .

전지희 詩畵集 2020.10.20

<천국 - Franz Liszt : Eine Sinfonie zu Dantes “Divina Commedia” S109>

천국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가? 베란다를 직각으로 파고 들어와 잔바람은 분다. 뮬렌베키아는 가늘게 가는 목을 떨지. 2020-8-21. p.m03:11. 실내온도 섭씨 26 °. 시침은 죽고 四季만 흐르는 시공간을 초월한 시공간 스파티필룸은 흰 꽃을 지우고 투명한 뿌리를 크리스탈 물결에 내리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너와 나의 살에서 눈물이 흐르고 한 결로 피는 흘러 새순이 돋고 꽃은 피는 데 그대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 외다리로 꽃잎을 짓밟으려 하는가? 무엇이, 무엇을. 말줄임표 사라진 직선. 무엇이 남아 있는가? 그대의 척추에 심줄인가. 아무도 아닌 나는. 시&그림:전지희clara

전지희 詩畵集 2020.08.21

<PASSAGE - Franz Liszt: Piano Sonata in b minor>

지나갔다. passage. 지나갔다. 폭우 온 몸 적시던.... 그 한 시절.... 사랑을 그치지 않으리라 그칠 수 없다... passage. 살을 에이는 듯 춥더니.... 말을 잃은 길들이 광기의 춤을 추더니.... 헛 바람 안고 병신춤 육갑을 추던 병신년 병신놈은 다 죽었다. 거미줄 한 줄 희망도 없는 이승의 지옥 鬱火 유황불에 타....passage 이름도 세월도 없이 검디 검은 용서받지 못할.... 등신년등신세에끼들passage. 나만 홀로 살아 남아... 이제...또한...착한 너의 눈에 殺氣 세운다. 시&사진: 전지희clara 20200803 pm03:06 .

전지희 詩畵集 2020.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