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史 사랑채

추사의 평생배움과 현대교육의 합일: 추사의 평생배움의 源泉: 文字香⦁書卷氣 (1)

clara jeon 2020. 3. 17. 17:28

2)文字香⦁書卷氣

    추사의 서간문, 특히 <세한도>의 발문을 읽어보면, 백척간두의 생사 기로에서도 독서로 平心精氣, 추사는 마음을 다스림하였다. 추사 고택에 수장되었던 장서는 수만 권이었으나 1910년 무렵 화재로 燒失되어 그의 학문의 山嵩海深을 추정하는 데에는 그가 별도로 기록한, 현재까지 남아있는 장서목록이 소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독서광인 추사는 자신이 소장한 도서 목록을 자필로 작성, 월성위궁의 장서에 일부였을 그가 숙독한 책들은 추사가 어떤 종류의 책을 탐독하였으며, 소장하였으며, 또 그가 집중적으로 연찬한 분야, 학문의 취향 등의 물음에 답하는 긴요한 자료이다. 더욱이 추사 스스로 짊어졌던 학예인으로서의 사명, 학식, 지식, 견해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할 뿐아니라 淸朝文化가 조선 문화에 침투해 들어가 깊이와 넓이를 엿보는데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후지츠카 치카시, [청조문화 동전의 연구-추사 김정희 연구], p940). 즉 독서는 그 자체로 합목적이기 때문에, 독서 행위 자체가 목적이 되어([오직 독서뿐], 정민, 김영사:파주, 2013,p95), 정신적인 몰입으로 인한 깨달음은 그 자체가 삶의 전반에 디딤돌이 될 뿐 아니라 삶의 노정을 제시, 결정한다. 추사의 자필 목록에 장서는 종수로는 약 400, 책수로는 약 700을 헤아리는데 청나라 유학자 중에 석학인 완원, 옹방강, 왕옥수, 왕인지, 손당, 오숭량, 증욱, 엄위, 반증영 등 저자가 직접 추사에게 선물한 저서는 물론이고 일본 유학자들의 저서도 散見되고 있어, 당대의 추사 학문역량은 물론 추사의 글로벌적인 학문의 노정을 가늠지울 수 있다.
    추사의 학문의 역량이 白日下에 드러나는 [완당전집]에 수록된 攷. 說. 辨. 疏. 書牘 등을 읽어보면, 한 문장 한 문장의 엮어져나감에 古文들의 예문들은, 추사 학문의 심오함에 감탄을 연발하게 한다. 추사의 글 자체가 낱말 하나 하나에 그가 주창한 法古創新의 實事求是의 창출이 내포되어 한 눈도 지나칠 수 없이 정독하게 한다. 조선시대 사대부로서의 추사의 지적활동을, 오늘날의 대학문화에 비교하여 文. 史. 哲이을 전공필수로 하고 詩. 書. 畵를 교양필수로 한다면 추사는 이 모든 분야에서 all A를 받고도 남음이 있다고 볼 수 있다(유홍준 [완당평전]1, p16). 이러함의 內實이 탄탄한 추사 학문의 기초를 위당 정인보는 추사가 학문의 本源 깊이 터득한 結晶이라고 보았다. 추사의 格物致知   山嵩海深 학문의 경지는 그의 장서목록에서 보이듯이 경학을 위주로, 문학, 書.畵道, 종교적으로 儒佛仙을 망라한 읽기정신(readership)으로부터이다.
    [歲寒圖]의 跋文에서 보이듯이 추사는 제주 위리안치의 유배 중에도 끊임없이 신간 서적을 구해 읽으며 고전을 연구하고 새로운 학계의 동향을 살피면서 학문의 세계를 심화시켜나갔다(유홍준 [완당평전]1, p381). 추사의 왕성한 독서열은 제주에서도 지루하고 망막한 시간들을 버리기 위한 일상이 아니었다. 그는 독서로서 자신을 개조해 나가 삶의 조건을 쇄신하여 자신의 삶을 생명으로 거듭나게 희망으로 마인드 셋(mind set)하여 세상을 향해 소통의 문을 열었다. 인간은 타의에 의해 삶다운 삶을 지속하지 못할 때 백척간두의 절망을 한다. 그러나 지혜로운 인간은 절망만을 하지 않는다. 그는 극한의 꼭지점에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며 자정하고 승화하여 죽음의 시간들을 생명의 시간들로 織造한다. 자신의 삶을 창조의 시간으로 직조하는 능력은 평심정기 박학독행 수류화개의 읽기정신의 토대 위에서 生出된다. 생출은 작가가 직접 표출한 글자들에서 또는 행간과 행간 사이에 함축된 마음 읽기에서, 의미읽기에서의 문자의 향으로, 그 향이 모아진 기로서 자정의 능력을 배양하며 함양하며 靈과 肉을 정화. 승화하게 한다. 추사가 波瀾萬丈의 迂餘曲折의 波高의 삶, 歲寒의 백척간두에서 창출한 지고한 학문과 예술의 경지는 읽기정신에서의 지혜를 기반으로 한, 몸과 영혼을 다스리기의 삶의 거듭나기, 삶의 상처의 껍데기가 허섭스레 떨어져 나가고 아무는 생출인 것이다. 삶을 이러한 生生한 새 삶살이로 수류화개, 청명하게 흐르는 소리를 내게 하는 향기나게 하는 淸高高雅 읽기정신을, 추사는 문자의 향, 서권의 기라 명명한 것이 아닐까. 아름다운 글을 혼신을 다하여 글자 하나 하나를 등불로 밝히는 平心精氣 水流花開의 札剌들, 한 글자 한 글자에 물이 흐르고 꽃이 피어 향내가 나는, 기가 모아져 영혼이, 생명이 맑아져 삶의 창에 黎明이 깃드는 기의 소통을 추사는 문자향 서권기라 하지 않았을까. 즉 문자향 서권기는 오염된 인간과 세상을 정화, 일개 개인의 삶을 개조함은 당연하고 죽어가는 우주의 삶의 조건을 쇄신, 거듭나게까지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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