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史 사랑채

추사의 교육관의 현대적 의미화 - <歲寒圖>에 나타난 사제간의 모습(1)

clara jeon 2020. 1. 4. 17:01


박학청논歲寒圖에 나타난 사제간의 모습 2020-1-4.hwp



박학청논 추사의 교육관의 현대적 의미화 (2) <歲寒圖>에 나타난 사제간의 모습 2020-1-4

(이하-p까지의 기술은 필자의 소논문<[세한도]에 침윤(浸潤)된 미술 치유성>에서 일부 발췌
www.riss.kr/ http://blog.daum.net/jeongihee/2탑재)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는 가슴 속에 內在하고 있는 생각과 神明이 솟아나, 문자향내 나는 붓을 들어 一筆揮之한 추사의 마음 그림으로, 추사의 淸高古雅한 文字香과 書卷氣의 문인정신이 움막집에, 창에, 노송에, 푸르른 잣나무들에 象徵化되어 浸潤되어 있다. [세한도]는 국보로도 지정된 추사가 살았던 당대에나 死後 150여년의 지금에도, 누구든, 추사의 예술의 최고 명작이자 우리나라 文人畵의 최고봉으로 손꼽는 데 주저함이 없고, 감히 누구도 이 작품의 잘되고 잘못됨을 시비할 수 없을 정도로 신비화된 작품이다(유홍준, 2002). [세한도]는 이러한 명성과는 달리 아주 단순한 그림으로 門外漢이 보면 집 한 채와 소나무, 잣나무 네 그루의, 이 허술한 그림이 어찌 명작인가? 의구심이 드는, 색채도 없이 먹으로만 그린 꺼칠한 붓질에, 게다가 화면 반절 이상의 여백이 虛虛한 스산한 그림이다. 그러나 [세한도]는 추사 김정희의 예술과 삶이 집약된, 당대 어느 누구도 견줄 수 없었던 그의 학문적 성취와, 남달리 파란만장했던 생애의 한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문인화인 것이다(도병훈, 2004). 다시 말해 제주 토박이도 살지 못하겠다는 “못살포”의 그 모든 환경적 열악함과 끊임없는 병마, 내일의 희망이 꺽여진 채로 버려진 유배지에서의 정신적인 고뇌, 그 한계와의 싸움에서, 그 장애들을 飛階한 文字香과 書卷氣가 청고고아하게 배어있는, 선비 志操의 정체성을 단순한 집과 나무의 형상화한 먹의 선의 흐름으로 고스란히 深化한 상징화인 것이다. 神似의 文人畵는 形似이기 이전에 선비 삶의 정신의 흐름이기 때문에 사물의 속성의 대명사인 색깔이 덧칠해지지 않는다(오주석,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1, 솔:서울,p23,2011).
      [세한도]는 제주도 “못살포”로 유배되어 위리안치된 4년 후인 1844년, 추사 나이 59세 때, 추운 시절의 스승을 時流에 동요하지 않는 절개로, 추사가 한양 사대부든 제주의 유배인이든 어떠한 처지에 있든 사시사철 늘 푸르게 그를 支持하여 준 18세 年下 中人 제자 藕船에게 선물한 그림이다. 추사는 다가오는 새 시대를 예감하고 일찍부터 계급의 장벽을 넘어 재능 위주로 제자를 길러냈으니 그 문하에는 진보적 양반 자제는 물론 중인과 서얼 출신의 영민한 자제들이 끊이지 않았다(오주석,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1, 솔:서울,p162,2011). 그들 중 藕船 李尙迪(1804-1865)은 詩文에 능한 文氣 있는 중인계급 출신 당대의 명역관으로 열두 번이나 청나라를 오가며 스승이 맺은 청의 학예인들과 교유, 1847년에는 詩人으로서의 명성으로 청나라의 藕舶溪館에서 시문집 [恩誦堂集]을 간행하였다. [恩誦堂集]은 24권 4책의 목판본으로 추사의 제자답게 금석학과 서화에 관한 내용이 풍부한 문집으로서, ‘恩誦’은 평상시에도 이상적의 시를 애송한 ‘헌종 임금께서 시를 읊어주신 은혜’에 대한 보답의 의미가 깃들여져 있다. 헌종은 추사의 글씨를 애장하였는데 헌종-추사-우선의 學藝 知緣에는 추사의 지극정성 제자 사랑이 암암리에 영향력 있음이 추정된다. 스승의 陰德이라 단정지울 수는 없으나 우선은 평생 벼슬길이 순탄, 1862년에는 헌종의 특명으로 종신토록 知中樞府事 제수, 역임하였을 정도로 임금의 총애를 받았다. 중인임에도 자신의 필력을, 神似를 지음하고, 자신의 신분 상승에 致曲하는 스승에 대한 은혜를, 우선은 추사가 다년간 보고자 원하던 당시 청조 학자들의 신간을 구하여 海濤萬里 제주로 보내드렸다. 아무리 자신의 버팀목인 스승일지라도 정치범으로서 절해고도의 위리안치의 최고의 형을 받은 죄인을, 자신의 신변에 던져질 무릿매를 무릅쓴 義理, 世人의 이끗과 世俗에서 잇속을 좇아 얻어질 일신 평안은 벗어난 毋我, 제자의 도리, 절개, 그 이상의 伯牙와 鍾子期의 知音之友, 목숨 쯤이야 “세상의 도도한 흐름 속에 사는 한 사람으로 세상 풍조의 바깥으로 초연히 몸을 빼” 세속 바닷물에 버린 예술인 추사의 靈性 지킴, 伯牙絶絃의 佳容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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