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史 사랑채

추사의 교육관과 현대적 의미화 <適千里說>- 師弟間의 道理『藝林甲乙錄』에 나타난 스승의 모습(1)

clara jeon 2019. 12. 26. 17:06



박학청논 예림갑을록사제간의 도리20191205.hwp



(1)『藝林甲乙錄』에 나타난 스승의 모습


     현행 교육은 지나치게 지식 경쟁에 치우쳐 학생들의 감성과 건강한 삶을 억압하는 요인으로 이 때문에 더불어 사는 존재로서의 인간이라는 최소한의 덕목조차 함양하지 못해, 바로, 여기서 왜 예술교육이 필요한가를, 즉 예술교육 과정 체험에서의 타자에 대한 정의적 감수성 발현이 사랑, 배려, 평화의 섬세한 공감으로서 나눔이 되는 공명감이 우리의 삶의 바탕이 될 수 있음을 숙고, 주지해야 할 것이다(도병훈, [대안미술공간 소나무,] <학교 폭력과 예술교육의 중요성>,등록2012년 1월 14일). 가장 근본적인 단계로서 교육의 초점을 학생이 학습을 하고 싶은 의지가 생기고 실제로 학습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맞춰야 하고, 당연히 그 외 모든 것은 이런 초점을 바탕으로 정해져, 교사는 이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이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이다([학교혁명],켄 로빈슨 지음, 정미나 옮김, 21시기북스: 파주),2017,p22).
      추사는 제주로 위리안치의 유배되기 전 해인 1839년 여름, 월성위궁에서 제자 14명에게 그림과 글씨를 지도하였다. 이 때 제자 중 古藍 田琦가 제자들의 書畵를 품평한 추사의 자상한 지도를 십년이 지난 1849년 가을, 한 권의 책『藝林甲乙錄』으로 엮었다. 고람 전기(1825-1854)는 추사의 제자 중에 스승의 서화정신을 가장 잘 예술적으로 구현한 천재적인 예인의 자질이 있어 『藝林甲乙錄』모임 당시 불과 15세였으나, 추사는 고람의 글씨 대련에 最上等 점수를 줄 정도 기량이 탁월하였다. 이러한 고람에게 대한 기대가 커서 추사는 자신보다 더 나은 제자가 되기를 바라는 의미로 “푸른 빛이 쪽에서 나오나 쪽빛보다 더 푸르다(靑出於藍 靑於藍)말에서 따다가 古藍이란 아호를 지어주었고(유홍준,[완당평전]2,p695), 고람은 이에 보답이라도 하는 듯 추사가 제주 유배에서 해배된 다음해, 10년 전의 스승의 지성스러운 가르침을 책으로 꾸며 절절한 고마운 마음과 그리움으로 다음과 같은 발문으로 남겼다. 전문을 옮긴다.

가을 하늘 높고 기운이 맑아 차를 마시며 시를 읊다가 옛 광주리 속에서 완당 선생님의 書畵評語 여러 장을 찾아내었다. 이는 내가 지난 저 여름에 함께했던 책 속의 사람들과 글씨와 그림들을 다투며 스스로 일시의 호걸로 꼽혀야 한다고 일컫던 것들이다. 하나하나 가져다 읽어보니 말씀은 간결하나 뜻이 원대하여 경계하고 가르치심이 지성스럽다.
얻은 자로 하여금 부르르 떨며 정진하게 하고 잃은 자로 하여금 두려워 고치게 하는 것이 있다. 근원과 끝을 연구해 풀어내고 바르고 그른 것을 가리어 바로잡으셨으니 모두 그 잘못된 길을 벗어나 바른 문을 두드리게 하고자 하심이었다. 비유하면 八功德水(달고 차고 맑고 가볍고 깨끗하고 냄새 없고 색이 없고 마셔도 탈 없는 물)에 대중이 목욕하여 다 함께 청정함을 얻는 것과 같은 것일 뿐이다.
우리 선생님께서 내려주심이 너무 많지 않은가. 드디어 九如에게 기록하게 하고 몇 마디 말로 머리말을 삼아 동호인에게 보여준다. 때는 기유년(1849) 중양절(9월9일)이후라.
(二草堂) 국화 그림자가 쓸쓸한 아래서 쓰다.([근역서화징] 전기 항목,유홍준,[완당평전]1, p312-313재인용)

“얻은 자로 하여금 부르르 떨며 정진하게 하고” 즉 칭찬 들은 학생은 더욱 분발하여 정진하게, 그리고 실력이 뒤떨어지는 학생은 “잃은 자로 하여금 두려워 고치게 하는” 추사의 지도는 “근원과 끝을 연구해 풀어내고 바르고 그른 것을 가리어 바로잡으셨으니 모두 그 잘못된 길을 벗어나 바른 문을 두드리게 하고자...” 추사의 가르침이 寸鐵殺人의 간결하나 適千里 遠大함의 지성스러운 深意였음을 고람은 감사하고 있는 것이다.        

     『藝林甲乙錄』에서의 추사의 가르침은 실로 <적천리설>에서 설한 “바르고 큰 길을 알려주고 또 굽은 길로 가서는 안 된다는 것을 세세히 가리켜주는” 스승의 모습이다. 제자들의 각 개성에 따라 書畵를 形似的인 지도는 물론이거니와, 추사 학예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神似, 문자향 서권기로서의, 고람이 비유한 “八功德水(달고 차고 맑고 가볍고 깨끗하고 냄새 없고 색이 없고 마셔도 탈 없는 물) 청정함으로 교화함은 필자에게도 感銘的이다. 현대의 미학의 이론과 실기와 견주어도 遜色없이 比肩되는『藝林甲乙錄』에서의 추사의 가르침, 실로 적천리의 스승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이하의 서술은 유홍준의 [완당평전]1권, p305-313의 서술을 발췌한다. 단 필자의 소견을 添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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