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史 사랑채

추사의 교육관과 현대적 의미화 <適千里說>-疑思問 (1)

clara jeon 2019. 12. 26. 15:13



Ⅲ. 추사의 교육관과 현대적 의미화 適千里說 疑思問.hwp



Ⅲ. 추사의 교육관과 현대적 의미화 <適千里說>-疑思問

      추사는 <適千里說>에서 명료하게 “천 리 길을 가는 자는 반드시 먼저 그 經路의 소재를 분변한 다음”, “반드시 길을 아는 사람”에게 疑問을 할 것을, 誠心을 지닌 스승, 聖人之道의 궤적을 산 스승에게 묻고 그의 지도를 따르라고 支持하고 있다. 그러나 추사는 일단 훌륭하고 정성스러운 선각자가 안내해 주어도 의심을 거듭할 수 밖에 없음을, 선각한 스승을 만나 배우더라도 의구심은 피할 수 없어 결국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바른 길이라 말하고 있는 동일한 길의 확신이 설 때까지 의심하고 알아볼 수 밖에 없다([추사연구],창간호,김혜숙,<추사의 문장에 침윤된 추사의 학문>,p65). 즉 “동일한 길의 확신이 설 때까지의 의심”이란 때로는 시행착오, 그러나 실사구시적인 博學篤行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선각한 훌륭한 스승이 학예의 길에서의 이모저모를 지도해 줄 수 있으나, 노정에서 實事의 목표지점까지 도달은 배우는 이의 실제적인 노력, 求是에 의한 성취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의 의구심은 연찬의 동기가 충족될 때까지 대나무의 마디 마디처럼 길의 매듭마다 반복되는 것이다. 배움은 가르치는 사람의 요구에 따른 의미생성을 중시하기보다는 자신 스스로 의미를 찾아내고, 거기에 가치를 부여해 나가는 것이므로, 배움인 학습(學)은 배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思)도 함께 하면서, 그 결과를 일상생활의 개선을 위해 실천(習)해 가는 데 큰 의미를 두는 것이다(한상길,[평생교육론],p74). 학문이란 工夫란 한 개인의 삶을 개조하기 위한 도구이다. 배우는 과정에서 학인은 正反의 생각을 하고 의문을 갖고 合의 결론에서 삶을 개선하여 바른 길, 直道以行의 삶의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다.
      추사는 시간을 허비하고 心力을 소모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남들이 명백하게 일러준 말에 따라 힘써 행하여 功을 쉽게 거둘 수 있을까?” 의문문으로 매듭을 짓고 있으나 이 의문에는 이미 “남들”, 길을 지나온 선각자의 궤적을 명백하게 인지하였더라도, 배우는 이의 “힘써 행하는” 의구심을 풀어내는 노력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독자적인 자존으로서의 박학독행이 함의된 답을 하고 있다. 배움의 길에서 물음이 없는 교실은, 질문이 없는 학생은 생각이 없는 집단이고 도전이 없는, 창조적인 쓰임새가 없는 허울에 불과하다. 지금의 학교 현장은 오로지 입시 일변도의 교육이 행해지는 실정인지라, 이 때문에 우리의 학생들은 감성지능과 문화지능이 결여될 수밖에 없으며, 이런 기형적 교육현장에서는 제대로 세상을 보는 시각과 삶을 대하는 태도가 길러질 수 없다(도병훈, [대안미술공간 소나무,] <학교 폭력과 예술교육의 중요성>,등록2012년 1월 14일). 작금에 들어 비로소 토론의 장으로 교실문화가 변화되었지만, 아직도 주입식인 우리 교육문화에서는 질문은 성적이 상위권인 우수한 학생들, 모범생들 모범답안이 절대적이고 학업 의욕을 상실한 ‘주변인’인 중하위권 학생들은 둘러리이다. 우리 교육의 풍토에서의 획일적인 모범성은 극히 典範적인 定型으로 이성적이나 창의성이 결여되어 있고, 그러므로 진보성에도 그 속도가 舊態依然 더디다. 그러나 그들이 우리 사회에서는 합의된 리더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단순한 인과적인 논리 체계에 갇혀져 있지 않은 채 문제해결의 생각이 아주 자유로운 사람, 상황 변화를 이용할 줄 아는, 자기 자신에게 급변하는 환경을 끊임없이 굴복시켜 가면서 자기 자신을 생존해 나가는 특성이 강한, 그가 비록 反論理, 脫論理, 無論理의 스펙이 全無한 변두리의 주변인 일지라도 환경의 변화를 창출하는 이(한준상,[호모 에루디티오],p318-319)가 필요하다. 그가 비록 지식적인 스펙은 없으나 삶의 경험에 의한 실사구시의 지혜의 스펙은 더 깊고 더 넓기 때문이다. 다음 글에서 논지하겠지만 추사의 제자 중 開化的인 출중한 이들은 典型的인 양반계층이 아니라 藕船 李尙迪을 비롯한 중인 계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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