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史 사랑채

추사교육관의 현대적 의미화-<인재설> 과거제도와 대학입시 문제점(5)

clara jeon 2019. 11. 2. 16:30

세종실록 55권, 세종 14년 3월 11일 경오 3번째기사 1432년 명 선덕(宣德m ) 7년

과거시험에 책을 숨겨 표절하는 생도 등에게 응시를 정지하게 하다

예조에 전지(傳旨)하기를, "과거의 시험장 안에 서책(書冊)을 숨겨 갖고 들어가지 못한다는 것은 이미 일찍이 법을 세웠다. 그러나 생도(生徒)들이 평소에 고문(古文)은 강습하지 아니하고, 과거에 응시(應試)하는 때에 이르러 책을 숨겨 갖고 함부로 들어가는 폐단이 다시 전일(前日)과 같게 되었으니, 거듭 밝혀서 고찰(考察)하도록 하라." 하고, 하교하기를, "과거 제도를 설치하여 선비를 시취(試取)하는 것은 장차 등용(登用)하기 위한 것이다. 지금 응시하는 생도들은 다만 경서(經書)와 《사기(史記)》를 깊이 연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원류지론(源流至論)》·《책학제강(策學提綱)》·《단지독대(丹墀獨對)》·《송원파방(宋元播芳)》 등의 과장(科場)에서 존중하여 표본으로 삼을 수 있는 고문(古文)까지도 전연 의방(依倣)하려 하지 않고, 오로지 제배(儕輩) 저술(著述)을 전사(傳寫)해서 한결같이 그대로 도습(蹈襲)하여 요행으로 과거에 합격하기를 바란다. 신진(新進)의 선비가 지취(志趣)가 일찍부터 비루하여서 취할 만한 가치가 없었다. 지금부터는 옛글을 익히지 않고 제배의 지은 것을 뽑아 기록하여 표절하거나 펴보는 자는 중외(中外)의 교관(敎官)과 시험을 관장(管掌)하는 관원에게 수색(搜索) 고찰(考察)하게 하여, 학교 안에 가지고 와서 펴보는 것이 발각된 자는 1식년(式年)을 기한으로 하고, 시험장 안의 수색 검열에서 발각된 자는 2식년을 기한으로 하여 과거의 응시를 정지시켜 학문의 방법을 바로잡게 하라." 하였다.
傳旨禮曹: 科場毋得隱挾書冊, 已曾立法, 然生徒等平時不講古文, 至赴擧時, 挾冊冒入, 弊復如前, 其申明考察。 下敎曰: "設科取士, 將以致用也。 今也赴試生徒等, 非但不窮經史, 至於《源流至論》、《策學提綱》、《丹墀獨對》、《宋元播芳》等科場矜式古文, 則專不依倣, 傳寫儕輩所述, 一切蹈襲, 僥倖中科。 新進之士, 志趣早陋, 無足可取。 自今不習古文, 抄錄儕輩所述, 剽竊披見者, 令中外敎官及掌試之官搜檢考察, 學中齎持見露者, 限一式年; 場中搜閱見露者, 限二式年停擧, 以正學術。

조선시대 과거장에서 부정은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 위의 글에서 책을 숨겨 들어가는 것은 예사였고, 옷 속에 시험에 출제될 만한 문제의 답을 빽빽하게 쓰는 컨닝페이퍼, 代述 등, 오죽하면 왕이 예조에게 위의 전지를 내렸겠는가. 요즘이나 세종대에나 우수한 논문의 표절 등의 부정으로 기초 없이 요행으로 합격하기를 바라는 비루한 선비와 학생들, 과거시험 응시자격을 정지함은 시대를 불문하고 당연지사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