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史 사랑채

小癡 許鍊의 가르침에서의 평생 동행의 모습(2)

clara jeon 2020. 3. 5. 18:07

    허련이 처음으로 그림다운 그림을 대면한 시기는 28세로, 海南 蓮洞 綠雨堂에 備置된 恭齋 尹斗緖의 [恭齋畵帖]으로 허련은 직접 해남 연동에 찾아가 윤두서의 후손 尹鍾敏의 배려에 의해서 [공재화첩]과 [顧氏畵譜]를 빌려 玩賞, 開眼, 그림의 法-雅-妙-神의 경지를 깨달으며 임모하였다. 윤종민을 소개한 이는 초의 선사인데, 초의는 이미 앞의 글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추사와 동갑내기 知音知友, 水魚之交, 필자의 소견으로는 허련이 대흥사로 초의를 찾아온 그 초면의 시간들에 허련의 재능을 혜안하지 않았나 추단한다. 詩書畵 三絶인 초의 선사는 자신이 허련에게 서화를 가르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허련의 회화의 기초, 사생 수련을 위하여, 自畵像에서도 읽혀지듯이 實事的인 회화에는 당대 최고 실력자인 윤두서의 맥을 잇고 있고 공재의 화첩을 소장하고 있는 윤종민을 소개한 것으로 보인다. 초의의 이러한 예지는 훗날 허련이 소치 허련風의 남종문인화를 구사하는데 있어서 文氣있는 心意. 寫意의 神韻에 탄탄한 골격의 形似를 겸비하게 하였다. 이미 초의는 비록 몰락한 향반의 서화가이지만 허련의 문인적인 소양과 기질의 싹을 보아, 이를 發芽시켜 아름답게 가다듬은 후에 추사에게 흠결 잡히지 않는 허련을 보낼 料量이 아니었을까, 大興寺의 住持이며 儒佛仙을 通한 茶聖 대선사 초의의 愼重한 心中으로 허련의 大器를 先見하여, 계획적으로 허련을 추사의 제자로 입격하게 학예인으로서의 다방면의 인문적 소양을 함양 시켰으리라 필자 나름으로 초의의 心眼을 추측 한다. 실로 초의와 함께한 28세에서 31세까지의 해남 대흥사 一枝庵에서의 시간들에서 허련은 예술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 인품, 학문 등을 學僧인 초의에게서 영향을 받았다. [소치실록]에는 일지암에서의 3여 년의 儒佛 경계를 넘나드는 평심정기 박학독행의 정신적인 수양이 周遊의 소치의 곤궁한 삶을 지탱하는 지지기반이 되고 있음을, 학예인의 맥으로 흐르고 있다.
    1839년 봄, 일지암에서의 허련의 사생 묘사와 문기있는 학예인으로서의 인격의 숙성함이 흠결이 없어, 추사의 제자로 수용됨에 무리가 없음을 인지한 초의는 추사에게 허련은 배후에 두고 우선 연마한 그림만을 보여주었다. 이미 초의에게 儒佛의 일체를 예인의 덕목으로 수련한 문자향. 서권기 文氣가 허련의 심중에 어렴풋이 고여있는 공재의 그림 모사본과 허련의 창작들에 추사는

아니, 이와 같이 뛰어난 인재와 어찌 손잡고 함께 오지 못하셨소. 만약 서울에 와서 (견문을 넓히며) 있게 하면 그 진보는 측량할 수 없을 것이오. 그림을 보내주어 마음 흐뭇하게 기쁘니 즉각 서울로 올라오도록 하시오([소치실록], 유홍준[완당평전]1,p303재인용).

초의의 적합한 예지, 추사의 혜안, 두 스승이 적천리로 맞갖으니 망설일 것도 없이 허련은 그 해 1839년 8월, 32살의 나이에 첫 周遊로 한양에 입성, 추사를 찾아뵙고 그림을 배우게 된다. 평생을 동행하게 될 스승, 추사 김정희와의 첫 대면의 감회를 허련은 [소치실록]에 다음과 피력하였다.

나는 한강을 건너가서 남대문을 지나 바로 장동에 있는 추사공의 월서위궁에 도착하여 쉬었습니다. 초의선사가 전하는 편지를 올리고 곧 들어가서 추사공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처음 만나는 자리였지만 마치 옛날부터 서로 아는 듯한 느낌이더군요. 공의 위대한 德化가 사람을 감싸는 듯했습니다([소치실록], 유홍준[완당평전]1,p304,재인용).

“처음 만나는 자리였지만 마치 옛날부터 서로 아는 듯한 느낌”을 그려보면, 초의는 허련에게 추사의 모습과 인품, 形似와 神似 대하여 마치 허련 앞에 추사가 있는 듯이 묘사하여 이야기를 들려 준 듯한 느낌이 든다. 허련은 후에 추사의 초상을 그렸는데([완당평전]1,도판탑재,p10), 넓은 미간에 인자한 미소를 띠고 있는 추사의 모습, 처음 뵌 그 날의 “德化”를, 탄탄한 골격의 形似에 溫氣의 神韻을 神似로 그린 스승 추사와의 첫 상면을, 아름다운 만남으로 평생 간직한 소치의 온화한 평화한 마음이 읽어진다. 서울 장안 월성위궁에서 만나 뵌 추사의 위상에 意氣銷沈해 진, 가난한 섬마을 향반 출신으로 초의에게 의탁하여 화가로의 길을 고독하게 연마한 村人 허유의 모습, 비록 촌인이나 의지가 반듯한 허유를 꿰뚫어보고 허유를 安慰하고 있는 추사의 정감, 소치의 후일담에 그려진 추사의 미소는 “위대한 德化가 사람을 감싸는” 스승의 다정다감 함의,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