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의 교육관의 현대적 의미화 - 小癡 許鍊의 가르침에서의 평생 동행의 모습(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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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癡 許鍊의 가르침에서의 평생 동행의 모습>

남극성 비치는 곳 사슴 탄 신선
달 밝은 가을 하늘 아래 坐鶴이 아슬하구나
완당이 가고 이재 權敦仁 또 가고
오백년 역사 속에 소치만이 우뚝하구나.([소치실록], p120)

위의 시는 韓末의 憂國之士 梅泉 黃玹(1855-1910)이 小癡 許維의 그림에 대한 평가이자 인물평이다. 매천은 소치의 그림에 대해 한시 특유의 과장을 감안하더라도 지극히 높은, 秋史와 彛齋이후, 오백년 조선의 예술사에 최고봉으로 특별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김상엽, 成均館大學校 大學院,[2002] 국내박사[소치 허련의 생애와 회화활동 연구],p81) 매천은 추사가 제주와 북청 유배 시절에 동행하였던 애제자인 秋琴 姜瑋와도 깊은 교유를 가진, 生員會試에 응시해 장원으로 합격하였으나 수구파 정권의 부정부패에 환멸을 느껴 귀향한 개화적인 문인이었다. 역사연구와 경세학에 연찬으로『매천집』·『매천시집』·『매천야록』·『梧下記聞)』·『東匪紀略)』등의 저서로도 문명이 높던 매천은 1905년 일제가 을사늑약 강제체결에 이어 1910년 강제로 나라를 빼앗자 통분해 절명시를 남기고 자결한 殉國之士이다. 곧은 절개의 性味인 매천이 소치를 극히 상찬한 이 짧은 시 한수에는 추금과 허련 그리고 매천으로 이어지게 하는 추사의 매개적인 역할이 함의되어 있고, 더욱이 19세기 구한말 서화계에서의 소치 허련의 위상이 극명하게 드러나 있다. 소치는 당대의 군왕 헌종을 배알하였고 왕의 면전에서 황공망, 소동파의 고서화를 품평하였으며 더욱이 御硯의 먹물과 하사받은 붓으로 山水畵와 指頭畵를 그린, 김정희 문하의 제자 중에 헌종의 寵愛를 獨步的으로 받은, 출중한 실력을 인정받은 서화가였다. 허련은 궁벽한 섬, 문화의 소외지 전라남도 해남 珍島 출신이다. 단지 평민이나 다름없는 鄕班 출신의 허련을 추사와 이재와의 비견을 넘어 “오백년 역사 속에 소치만이 우뚝하구나” 자리매김할 수 있게 한, 허련의 書畵를 開眼시킨 適千里의 스승은 당대 학예계의 詩書畵 三絶로 최고의 碩學인 추사 김정희이다.
     소치 허련은 1808년 진도에서 陽川 許氏家의 오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소치를 허유라기도 하고 허련이라고 하는데, 허련의 항렬에는 모두 ‘金’字를 넣어 이름 지은 것으로 보아 본명은 許鍊이고, 畵友 조희룡의 <論畵贈海南許生詩序> 의하면 “멀리 王維를 사모하여 자신의 이름을 維라 하였다”로 보아 畵道에 입문하면서 許維로 藝名한 것으로 보인다(김상엽, 成均館大學校 大學院,[2002] 국내박사[소치 허련의 생애와 회화활동 연구],13). 양천 허씨는 조선시대 우 · 좌의정, 대학자, 서화가를 배출한 명문 가문이었다. 그러나 臨海君이 광해군 재임시 역모죄로 진도로 유배 올 때 임해군의 처조카인 許岱도 진도로 함께 입도, 그 후 임해군은 강화도로 移配하였으나 허대는 그대로 진도에 정착, 진도에 양반으로서의 지지 기반이 없는 양천 허씨의 가세가 점차 몰락하여 허련대에는 평민의 삶과 다를 바 없는 향반이었다. 진도는 우리나라 섬 중에서 비교적 육지와 가까운 큰 섬이나 문화의 교류에서는 소외당한 가난한 섬마을로, 조선시대에는 당파싸움에서 축출당한 사대부들의 유배지이다. 유배인들은 그들의 학예적 소양을 토착민들에게 교육하여 인재들의 잠재적인 학예를 배양, 특이한 진도의 유배문화를 구축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하지만 교통이 원활하지 않는 절해고도 진도는 폐쇄적인 환경 요인을 극복하지 못한 문화의 소통에서는 궁벽한 변방일 뿐이었다. 허련 역시 문명이 낙후한 섬에서 향반으로서의 삶이 여느 토착민과 다름이 없어 그의 자서전인 [小癡實錄]에 의하면 자신이 28세 이전에 서화 수업을 받았다는 기록은 없다. 단지 어릴 적에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숙부인 許璟에 의해 그 재능을 인정 받아, <五倫行實圖>를 임모하였다는 언급은 있는 것으로 보아 허련이 서화에 一家見이 없는 섬마을에서도 그림에 대한 동경과 애착을 항상 품고 독학하였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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