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史 사랑채

<歲寒圖>에 나타난 사제간의 모습(6)

clara jeon 2020. 1. 4. 17:10

      藕船은 추사의 학예를 “특이한 재주”라 했고, 유홍준은 맞갖음을 궁리하다가 어쩌지 못하고 감히 “山嵩海深”이라 했다. 추사의 평생 배움의 삶의 궤적을 읽다 보면 그리다 보면, 우선과 유홍준의 神似, 그 무엇처럼 어찌 한 마디로 結晶지울 수 없는 아우라만이 주변에서 빛으로 밝게 맑게 피어오르는, 추사의 心靈을 느낀다. [완당전집] 序, <阮堂尺牘序>에 추사의 꿈에서 깨어나니 “등잔불은 희미하고 빈 방에는 밝은 빛이 생기었다.” 의산 남병길의 꿈( [완당전집] 序, <阮堂尺牘序>, p9 참조), 이 아우라 빛은 우선이, 유홍준이, 그리고 추사를 공부하는 후학들이 마음에 묵시적으로 동병상련 고이 모시는 추사의 넋이 아닐까. 추사의 학예는 인간으로서 성취할 수 없는 “특이”하기도, “山嵩海深”이기도 한, 시공간을 초월하고 있는 먼, 그러나 9999을 이루어내는 노력으로 나머지 일분도 갈 수 밖에 없는, 가까이에서 지성스러운 스승 추사와 연기되어있는 배움의 길, 추사의 아우라 빛의 길을 우선과 그리고 추사의 인품과 학예의 길을 사랑하는 후학들은 靈의 感(inspiration)으로서 감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람과 사람이 기대어 삶을 지탱하게 하는 영혼의 힘은 신비하게 인간을 실존하게 하지만, 長毋相忘) [세한도]는 고난과 역경 속에서 고독한 예술세계를 추구하는 자만이 공유할 수 있는 일종의 동병상련 같은 느낌을 갖게(도병훈, [대안미술공간 소나무,] <추사 적거지와 세한도>,등록 2011년 2월 25일), 실로 9999을 이루어내는 노력으로 나머지 일분을 서로의 至誠感天 실사구시, 적천리 동행의 시공간을 초월한 영원한, 신비한 實在 實存이다.
      “지금 세상은 온통 권세와 이득을 좇는 풍조가 휩쓸고 있다”, “炎涼世態”, 추운 이 시절의 교육풍토에서 [세한도]에서의 사제간의 도리의 함의는? 한 걸음 더 걸어 나가 인간의 진실, 예술의 진실은? “세상의 도도한 흐름 속에 사는 한 사람으로 세상 풍조의 바깥으로 초연히 몸을 빼내었구나” 세월의 흐름 속에 그처럼 그렇게 변함없이 살아 있어, 추사는 어느새 시공간을 초월해 제자들 마다 새겨져 있는 빗돌이 되어, 김정희라는 이름 석 자는 삼척동자도 알고 있고, 추사체라면 배움이 없이도 알고 있으니, 우리 역사상 그런 분이 또 누가 있고 있으면 몇이나 더 있을까(유홍준,[완당평전]2,p778). 더욱이 추사와 우선의 사제 간의 內密한 정감의 음율, [세한도]의 虛虛實實 공명 깊은 아름다움, ‘지금 세상은 온통 권세와 이득을 좇는 풍조가 휩쓸고 있는’ 현대를 살아가는 학인들에게 귀한 사제 간의 龜鑑, 추사와 같이 평생 배움 길에 동행하는 스승이 ‘또 누가 있고 있으면 몇이나 더 있을까’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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