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史 사랑채

추사의 스승과 學緣의 영향 - 朴齊家 (9)

clara jeon 2018. 10. 3. 19:18

   [북학의]는 2권 1책으로 내외편 각 1권으로, [북학의]에서의 “北學”의 출전을 박제가는 “[孟子]가, ‘陳良은 楚나라 사람이다. 그는 북쪽으로 유학하여 그 보다 더 나은 사람이 별로 없다’라고 한 말에서 따온 것이다”라고 밝혔는데, 짧은 이 문장의 함의에서 長長한 [북학의] 내. 외편을 저술한 초정의 의도와 포부를 간파할 수 있다. 초정이 북학을 백성의 일상과 직결된 학문이라 雄志하였던바, [북학의]에는 가난한 백성을 구제할 수 개혁안이 방대하게, 그러나 정밀하게 계몽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내편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기구와 시설, 거(車)·선(船)·성(城)·벽(枓)·와(瓦)·옹(甕)·단(簞)·궁실(宮室)·창호(窓戶)·계체(階恂)·도로(道路)·교량(橋梁)·축목(畜牧)·우(牛)·마(馬)·여(驢)·안(鞍)·조(槽)·시정(市井)·상고(商賈)·은(銀)·전(錢)·철(鐵)·재목(材木)·여복(女服)·장희(場戱)·한어(漢語)·역(譯)·약(藥)·장(醬)·인(印)·전(氈)·당보(塘報)·지(紙)·궁(弓)·총시(銃矢)·척(尺)·문방지구(文房之具)·고동서화(古董書怜) 등 30항목이며 생활 전반의 계몽과 개선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어 헐벗고 굶주린 백성에 대한 초정의 利用厚生的 愛民사상의 深淵을 짐작할 수 있다.
    외편에서는 농기구의 개량. 개발 등을 제시하나 國是이자 성리학 기본이념인 農本抑末의 사상을 폄하, 경시하고 상업, 공업, 수공업을 장려하기 위한 논설을 개진하였다. 전(田)·분(糞)·상과(桑菓)·농잠 총론(農蠶總論)·과거론(科擧論)·북학변(北學辨)·관론(官論)·녹제(祿制)·재부론(財賦論)·통강남절강상박의(通江南浙江商舶議)·병론(兵論)·장론(葬論)·존주론(尊周論)·오행골진지의(五行汨陳之義)·번지허행(樊遲許行)·기천영명본어역농(祈天永命本於力農)·재부론(財賦論) 등, 17항목 외편의 기본 골격은 선진국 청나라를 본받아서 농업 뿐만 아니라 상공업을 발전시켜 농경 기술·농업경영을 개선함으로써 생산력을 발전시키고 民富를 증대시켜 나가자는 것이다. 그러나 양반 사대부들은 물론이거니와 당대의 실학의 선구자 연암과 성호조차도 상공업을 장려하면 농업이 衰하여 지고, 백성은 奢侈할 조짐이 있으니, 農者天下之大本를 견지하고 있었다. 더욱이 병자호란 이후 청나라를 멸시하는 풍조의 흐름 속에서, 이러한 주장들은 사농공상의 신분차별이 엄연한 조선의 현실상황에서 획기적인 반체제적인 혁신안으로 사대부들의 반발을 야기 시켰으리라 推斷된다. 심지어 초정은 사대부들의 유일한 관직 등용문인 과거 제도의 개혁을 주장하였다. 학문적 소양으로 수신제가한 인재를 등용하여 관직을 수여, 그 권한으로 백성들을 위한 치국평천하의 유학 본 意圖, 國是는 상실되고, 고관대작들의 돈과 재력으로 否定的으로 점유되어 세습화되어 감을 비판, 사농공상을 불문하고 능력 있는 인재를 추천, 발탁, 등용 즉, 양반들만이 응시할 수 있는 과거제도에서의 신분타파 제안으로, 당시 이미 세습화된 관직으로 부귀영화를 누리는 고관대작들에게 一針을 加 하였다. 더 나아가 과거에 합격은 하였으나 보직을 받지 못한 양반들이 허세로 양민들을 수탈하고 있고, 전인구의 반이나 되는 놀고먹고 있는 이런 비생산적인 遊食流의 양반층들은 淘汰시켜야 한다고 하였다. 초정이 지배계층 양반사대부들의 반발과 분노를 야기한 반체제적인 개혁론은 이뿐만이 아니다. 병자호란의 慘敗와 삼전도에서의 굴욕적인 항복을 북벌정책, 小中華主義로 패배감을 극복하고 조선의 위신을 유지하고 있는 사대부들에게 청과 같은 선진국이 되려면 중국어를 共用化해야 한다고 하였으니, 초정의 주장이 아무리 民富를 위한 愛民的이고 忠正어린 선진적인 개혁안이기는 하나, 몇몇의 북학파 일원을 제외하고는 당시 대세의 흐름과는 전혀 절충되지 못해 慕華로 경도된 唐魁, 唐癖, 청의 신봉자로 몰림을 당할 수 밖에 없었음이 당연하다고 보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