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史 사랑채

<金遇明, 김노경에 대한 탄핵, 고금도 유배>- 7

clara jeon 2018. 8. 14. 18:31

"제인(諸人)의 일에 대하여 경(卿)들이 또 어찌하여 그렇게 하는가? 제인에게 죄가 있고 죄가 없는 것은 우선 그만두고라도 내가 나의 뜻을 경들에게 먼저 말하는 것이 적당하겠다. 국가가 불행하여 문득 5월의 혹독한 변고를 만났는데 내가 위로는 종사(宗社)를 위하고 아래로 생민(生民)을 위하여 비록 다시 국정(國政)에 임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러나 또한 어떤 마음이겠는가? 군신 상하(君臣上下)가 이미 어지러워진 심신(心神)을 수습하여 내 몸을 조섭하고 보호하며 어린 세손(世孫)을 보도하고 양육하며 소민(小民)을 따르게 하여 보호하는 것으로 해를 보내면서 오히려 미치지 못할까 두렵게 여겨야 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6, 7개월 동안 조정에서 다른 것을 꾀한 것은 없고, 날마다 시끄럽게 마치 미치지 못할 것처럼 한 것은 다른 사람을 탄핵하거나 다른 사람을 죽이도록 하는 논의가 아니고는 한 가지도 들은 것이 없으니, 이것이 정말 어떠한 시기였는가?
고금(古今)을 통하여 흉인(凶人)으로 일컫기는 사흉(四凶)보다 앞서는 이가 없는데 곤(鯤)은 진열을 어지럽게 하였다는 것으로 구금하고 그 나머지는 모두 유배하거나 추방하거나 귀양보냈으니 어찌 성인(聖人)이 유약(柔弱)해서 그렇게 하였겠는가? 자연의 이치를 근원으로 사람의 마음을 살펴서 가한 데 맞추어 그쳤기 때문일 뿐이니, 기필코 후세에 도륙(屠戮)하고 진멸(殄滅)하는 것과 같은 연후에야 상쾌하겠는가? 내가 그윽이 의아하게 여기고 이상스럽게 여기는 것이 있으니, 오늘날 조정의 신하 가운데 교화(敎化)로 나를 인도하는 이는 보지 못하였고 오직 나에게 주벌(誅罰)하고 성토하기를 과감히 하도록 바라는데, 나는 본래 부덕(不德)하다. 그러므로 인(仁)을 말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여겨서 그런 것인가? 너무 유약한데 실수하였기 때문에 그 위엄을 세우려고 그런 것인가? 나로 하여금 위엄을 세우는 데 과감히 하도록 한다면 그것 또한 어떻게 오늘날 조정 신하의 복이겠는가? 더구나 요즈음 제인(諸人)을 성토하는 일은 모두 정해년 이래의 사단(事端)이니 어느 사람이나 어떤 일임을 논할 것 없이 내 마음에 그것이 과연 듣고 싶어하는 대상이겠는가? 만약 나더러 듣고 싶어한다고 여긴다면 이는 인심(人心)과 천리(天理)가 없는 것인데 오히려 무엇을 말하겠는가? 지금 이렇게 누누이 하는 것은 바로 사람의 마음을 맑게 하고 세상의 도의를 안정되게 하려는 까닭에서이다. 그러니 먼저 경(卿)들부터 나의 뜻을 체득하고 인식하여 서로 충고하고 깨닫게 해서 왕명에 응하여 백성들에게 선양한다면 실로 국가의 큰 행복이겠다.
그리고 이학수(李鶴秀)·김교근(金敎根) 부자(父子)가 그와 같은 가세(家世)에다 그와 같은 영현(榮顯)으로 어떤 일과 어떤 일을 기필코 이와 같이 하였다고 하는 데 이르러서는 나 또한 어떻게 그것을 알 수 있겠는가? 한 마디 말로 휩싸서 말한다면 자신에 반성하여 부끄러움은 없으나 어찌 이럴 수가 있겠는가? 많은 사람의 마음이 들끓음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학수·김교근·김병조(金炳朝)를 아울러 향리(鄕里)로 방축(放逐)하여 함께 하지 않는다는 뜻을 보이게 하고, 경들도 그것을 알도록 하라. 대저 전후(前後)하여 처분한 뒤에 좋아하고 미워함이 분명해졌다고 말할 수 있으며 형정(刑政)이 시행되었다고 말할 수 있으니, 이것 또한 내가 말하고 싶지 않은데도 말을 하는 것이다. 이 뒤에 만약 다시 이런 등류의 일을 가지고 번독(煩瀆)하거나 소란스럽게 한다면 경들부터 조심하고 힘쓰게 할 것이니 상위(象魏)가 저기 있다."
하였다.

○丙寅/館學儒生生員魚用夏等三百九十七人, 陳疏請金魯敬等竝賜處分, 批曰: "金魯敬、李鶴秀、金敎根父子事, 三司之日以聒聒, 尙覺其支離煩瀆, 而爾等從而效之乎? 是所謂以儒生而替行三司之事也, 竊爲爾等惜之。 爾等勿煩。" 領議政南公轍, 右議政鄭晩錫, 聯箚請金魯敬等亟允三司之請, 批曰: "諸人事, 卿等又何爲而然也? 諸人之有罪無罪, 姑捨, 予當先言予意於卿等矣。 國家不幸, 奄遭五月之酷變, 予上爲宗社, 下爲生民, 雖不得不復臨國政, 然亦何心焉? 君臣上下, 收拾已亂之心神, 以調護予躬, 輔養沖孫, 懷保小民, 挨度歲年, 尙懼其不及, 而首尾六七朔之間, 朝廷之上, 無他猷爲, 日日紛紛, 若將不及者, 非彈人殺人之論, 則一無聞焉, 此果何許時乎? 古今之稱凶者, 莫首於四凶, 而鯀以汨陳而殛, 其餘皆流也放也竄也, 豈聖人柔弱之致? 原天理察人情, 適可而止故耳, 必如後世之屠戮殄滅, 〔然〕 後爲快哉? 予竊有訝怪者, 今日廷臣, 未見有以敎化導予者, 而惟望予之果於誅討, 予本否德, 故謂不足語仁而然乎? 太失於柔故, 欲其立威而然乎? 使予果於立威, 則亦豈今日廷臣之福也? 況近日聲討諸人之事, 皆是丁亥以來事端, 無論誰人何事, 於予心其果所欲聞者乎? 若謂予欲聞, 則是無人心天理也, 尙亦何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