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志烯 日記

2022-4-2, 토요일. <봄빛 안부...>

clara jeon 2022. 4. 2. 23:40

오랜만에 이젤을 세우고

10F 캔버스를 걸었다. 축하의 의미로 이젤의 다리에 마른꽃 한 줌을 달았다.

나이프를 반짝이도록 갈았다.

겹겹이 중첩되어있는 물감의 찌꺼기...시간의 찌꺼기.

 

침묵 흐름 속에 담근 사위어가는 그림,

형상을 잃어버렸다.

 

눈이 마냥 초롱한 친구가 봄 달빛 정장을 입고 미소를 날리며

겹겹이 중첩되어있는 사위어가는 겨울 시간의 갈피마다

기도의 꽃씨를 심어주었다.

 

베란다 구석구석을 直水를 뿌려 대청소를 하고 하수구까지 락스로 소독하였다.

꽃나무 속에 묻혀있던 비닐로 싼 50호 캔버스,

꽃나무도 가끔 목욕을 해야 끈적거리지 않기 때문에 함께 덩달이로 물세례를 받은 캔버스,

깨끗이 닦아 작은 방에 세워두었다.

 

개운한 베란다, 살짝 북서풍이 석양을 지고 분다.

바람에 실어...

산을 넘어...

정성으로 챙겨주어 고맙고... 사랑해 친구야...’

 

15층 저 아래 아파트 모퉁이

한낮에 몽우리 벚꽃이 어스름 빛에 꽃망울을 조금조금 더 열고,

KBS 클래식FM 개국 43주년, 색다른 편성으로 귀가 솔깃솔깃 감미롭다...

 

몇 시지?

한꺼번에 가로등이 점등되었고, 배가 고프다...

 

우크라이나... 국가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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