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史 사랑채

추사의 교육관과 현대 의미화 <인재설>-가정. 학교교육의 문제점(2)

clara jeon 2019. 10. 30. 16:09

     추사의 당대에 살던 청소년들은 그나마 전통적인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 존재할 수 있었으나, 현대의 많은 아이들은 못쓰게 되어버린 파손된 물질주의의 剩餘物로 浮游하고 있다. 더욱이 추사의 시대에는 과거제도라는 것이 양반 가문, 자제들간의 경쟁이었으나, 현대의 입시지옥은 “누구나”의 치열한 경쟁을 지나, 붕괴된 교육 체제 하에서의 “어쨋든”의 소모전을 입시 당사자들 뿐만아니라 부모들까지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수의 우수한 입시합격자를 위한 둘러리로 “주변인”이 되어버린, 스팩 쌓을 능력도 없는 삶이 흥미가 없어 심심하고 지루하기만 청소년들, 그들 스스로도 희망적인 미래가 어둡지만 그들과 함께 동행 할 수 밖에 없는 부모도 학교도 사회도 암담하기만 하다. 공부할 여건도 주어지지 않고, 부모와 학교와 사회와도 소통이 차단된 아이들은 어둠의 자식들로 후미진 골목에서 비행을 일삼거나 아니면 사회로 들어설 수 없는, 스팩 없는, 自激之心으로 움추려지며 일상의 삶조차도 차단하고 있다. 13여 년째 OECD 자살율이 1위인 우리나라 작금의 실태가 교육의 진실성 상실, 그로 인한 사람다운 사람으로 살아갈 수 없는 자존감도 신념도 상실한 인격체의 파탄, 참다운 애정이 희석된 사회부적응자 도피처가 되어버린 가정의 붕괴, 사회와의 소통의 부재 등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추사도 조혜정도 조선시대나 현재나 동시대적인 교육의 진실성 상실의 원천은 가정교육의 붕괴로 보고 있다.
     추사 삶의 지렛대는 가정교육이었다. 한 인간이 삶의 路程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가정이라는 최초, 최소의 사회집단의 가치관이 평생 나침판임을 추사의 삶에서 歷歷하게 엿 볼 수 있다. 앞의 글, 2. 추사의 평생배움에서의 家庭敎育과 學緣의 영향 1) 家庭敎育에서 이미 언급하였지만, 추사가 백척간두의 험준한 삶의 상황에서도 인륜을 벗어나지 않는 행위로 인간의 존엄성을 견지할 수 있었던 것은, 평생지기 권돈인이 추사 사후 追慕詩에서 “굳건한 의지로 행실을 바꾸지 않았습니다.”존경으로 추모할 수 있었던 것은 秋史家의 교육의 지표가 含意된 直道以行이었다. 추사의 행실은 인간의 도리인 직도이행에서 단 일분의 이탈이 없었다고 추단함에는 무리가 없다고 본다. 평생을 동행한 지기 권돈인 만큼 추사 삶의 全貌를 알 수 있는 주변인이 있을까. 권돈인은 추모시의 말미를 “......추사의 이치는 확연히 옳았으며, 두루 법도를 밝혀...... 캄캄한 밤의 밝은 달. 비온 뒤의 밝은 햇살. 상쾌한 바람 같은 존재시여! 순수하고 아름다운 옥과 같은 인격이시여!”(유홍준,[완당평전]2,p.772-773) 추사 생전의 모습을 그리워하였다. 애도와 존경심이 절절한 이 한 구절이 추사 삶의 전모일 것이다. 당대에는 물론 사후, 그리고 작금의 후학들에게 학예연찬의 대상이며, 直道以行 그의 삶의 궤적이 학자와 예술가들의 表象이 되고, 그의 창작물들이 걸작. 명작으로 자리매김됨에는 권돈인 추모시에서 함의로 浸潤된 추사의 삶의 궤적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중년 이후 파란만장의 굴곡진 삶을 “굳건한 의지로 행실을 바꾸지 않은.....” 직도이행으로 칠십의 생을 마침한 추사, “순수하고 아름다운 옥과 같은 인격”의 삶이 추사가의 가정교육과 別途의 길이 아님을 直道以行의 가훈으로 明證하게 단언할 수 있다.
      추사는 당대 교육의 모순점을 꿰뚫어 정확하게 인식, 인재들이 가정에서부터 이미 어린 나이에 才氣의 기량이 부모의 욕심과 억압으로 인하여 사위어감을 喟然歎息 하고 있다. <인재설>에서 추사의 논지는 단지 관념적인 가정교육의 단상이 아니라 그의 삶에서의 실사적인 경험담으로 추사는 두 아들 양육에서 철두철미하게 가정에서의 아버지의 역할에 소홀함이 없었다. 이는 앞의 글 2. 추사의 평생배움에서의 家庭敎育과 學緣의 영향 1) 家庭敎育에서 상세하게 논지하여 생략한다. 최초 삶의 현장인 가정에서의 養育은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가족 구성원들과 그 주변인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교육이다. 가정을 벗어나 학교, 사회에서 탈을 내지 않는, 더불어 살 수 있는 한 개인의 역할을 하도록 온전한 인성을 갖춘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가정교육은 모든 심리학의 학파가 그 중요성을 일생의 디딤판, 나침판 역할로 합의하고 있다. 全人敎育은 시초 場은 가정이다. 부모의 막중한 교육력은 태아시절부터 청년기까지 ‘무섭게’ 부모를 닮아 신체적은 물론, 지적. 정서적. 도덕적 모방은 단지 모방이 아닌 자녀의 전 생애의 품성에 스며들어 인간과 비인간으로의 삶을 노정한다((정성모, 다시 생각해야 할 [한국교육의 신화], 학지사, 2012, 서울,p2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