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희 詩

<타인의 눈망울에서 꽃으로 피다>

clara jeon 2018. 6. 10. 16:29




<타인의 눈망울에서 꽃으로 피다>

거리에서
커피 숍에서

사람들은
타인의 눈망울에서

잎을 핀다.

오늘은 비가 내려
대지의 초침이 삭혀지고

나의 진파랑새 친구는
빗방울의 초침소리에
동전이 새어나가는 비의
울음에
청각을 상실한

내 친구 진파랑새는

뭉크의 다리 위에서
그녀의
처연한 삶

유리방울들을
하나
둘. . .

부셔지는
상실.

아무의 시선도
읽고 싶지도 않은
고상하고 어려운

언어의 의미들.

깨어지는 빗방울
소리.

다리의 하품
웃음소리.

단지 다리 끝은
허.
망.
이 흐른다.

어느
나의 진파랑새 친구는
빗방울 하나를 안아
들었다.

"죽으면 죽어. . ."

되돌아 온
마지막 도심의 심장
사계가 흐르는
핏줄의 강

그녀가 흐른다
타인의 눈망울에서

여름
가을
겨울. . .

Please. . .
stand out in my river. . .

피는. . .
사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시: 전지희
사진:Chloe L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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